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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더 이상 살이 빠지지 않을 때, 여우보다 곰이 낫다

작성자 단미조선 작성일 2008-08-20 조회수 1135
< 여우; 자신이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 정보 수집에 능하고 빠른 결과를 위해 필요에 따라서는 술책이나 노림수도 피울 줄 안다.
곰; 자신이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 술책보다는 정공법을 쓰는 편이고 당장의 결과에 연연하지 않기 때문에 성취감은 늦게 얻는 편이다. >

체중 감량 초기에는 음식을 먹을 때마다 칼로리도 꼼꼼히 따지고 회식도 요령껏 피하고 누군가 권하는 음식도 마음 상하지 않게 거절할 줄 아는 여우의 지략이 필요하다. 그러나 다이어트 후기에 이르면 상황은 조금 다르다.

1. 시간이 지날수록 체중 감량 속도가 매우 더뎌진다
- 부족한 에너지 공급원으로 몸에 저장되어 있던 당분을 이용하는 초기에 비해 후기에는 체지방을 주로 이용하기 때문에 체중 감소 속도가 매우 더디다. 이는 지방이 에너지 효율이 높은 연료라서 당분에 비해 매우 소량씩 소비되기 때문이다. 처음처럼 똑같이 운동하고 식사 조절을 해도 후반으로 갈수록 체중 감량 속도가 더뎌지다보니, 자신의 노력이 즉각적인 변화로 나타나기를 기대하면서 매일의 체중 변화에 연연하다보면 되레 스트레스를 받는 경우가 많다. 그보다 가장 큰 문제는 이런 심리적 압박감이 오히려 다이어트를 포기하게 만들 수 있다는 것이다.

2. 체중 세팅 포인트를 바꾸는 데는 6개월 이상이 필요하다
- 체중의 변화가 없더라도 현재의 체중을 유지하기 위한 노력도 필요하다.
원하는 체중에 거의 도달하고 주위에서 많이 날씬해졌다는 얘기를 듣다 보면 약간의 자만심도 생긴다. 이전에는 거들떠 보지도 않던 술자리도 한번 두번 늘어나고 헬쓰 클럽도 자꾸 빼먹게 되고 그러다 보면 체중은 슬금슬금 늘어나고 있다. 감량된 체중을 진정한 자신의 것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체중 조절점인 세팅 포인트가 하향 조정되기를 기다려야 하는데 그 기간이 대략 6개월 정도이다. 즉, 원하는 체중이 되고 나서도 6개월 정도는 방심하면 안되고 운동과 식이 조절을 지속해야 한다는 것이다. 클리닉을 찾아오시는 분들에게 다이어트를 얼마 정도 생각하고 계시냐고 물어보면 대부분 길어야 3개월 정도인 것을 보면 체중 안정화를 위해 필요한 6개월 이상의 시간은 보통의 인내심으로는 받아들이기 어려운 긴 시간이라는 생각이 든다.

3. 처음과 같은 다이나믹한 변화를 줄 수 있는 특별한 방법이 없다.
- 처음처럼 체중이 빨리 빠지려면 혹은 정체기를 극복하려면 어떻게 하면 될까? 비책이 없다. 이 시기에는 대부분이 자신의 최대 노력을 기울여 식사 조절과 운동을 하고 있기 때문에 추가적인 에너지 변화를 주기가 어렵다. 현재의 노력을 늦추지 않고 꾸준한 변화를 기대할 수 밖에 없다는 사실을, 마치 더 이상 변하기 어렵다는 것처럼 받아들이는 경우들이 있는데 스스로가 만들어낸 절망감 역시 현재시점에서 다이어트를 포기하게 만드는 원인이 될 수 있다.

단군 신화 중 일부가 떠오른다. 100일 동안 쑥과 마늘을 먹으며 햇빛을 보지 않고 기다리면 사람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미련하게 믿고 기다린 곰에게만 인간이 되는 기회가 주어졌다는 얘기. 체중의 변화는 더디고 길고 긴 다이어트에 지쳐갈 때 곰의 우직한 인내심에 내렸던 하늘의 축복을 다시 떠올려 봐도 좋겠다.

/365mc 비만클리닉 김정은 공동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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